음반일기 / 2018년 8월

음반 2018. 10. 20. 23:59


 이달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2018.8.11 (토)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7~20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와 변주곡)

 CD 17 : 페달 많이 쓰는 8번. 반대로 페달링이 적고 건조한 11번 연주.

 CD 18 : 의외로 소리가 괜찮았던 피아노와 목관 5중주 Op.16, 그리고 흥겨운 론도.

 CD 19 : '룰 브리타니아' 주제를 듣고 빵 터졌다. '아 이 곡이 그 곡이었구나' 라는 느낌.

 CD 20 : 19번 CD에 있는 곡들보다 귀에 덜 들어온다.


 

 2018.8.19 (일)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2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변주곡)

 <디아벨리 변주곡> 연주는 스튜디오로 나온 것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슈나벨, 굴다 포함). 조금 억세고 유머감각이 덜하긴 하지만 좋은 연주. 특히 강세가 또렷한 변주에서 빛을 발한다. 다만 마지막 미뉴엣은 들을 때마다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왜냐고? 너무 재미없게 연주해서. 그래도 앞의 평가가 무뎌지지는 않는다. 11개의 바가텔 또한 좋은 연주다.



 2018.8.20 (월)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3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품)

 브렌델은, 분명 폭넓은 레퍼토리에서 안정감을 주는 피아니스트다. 게다가 젊은 시절인 Vox 연주들은 지루함이 덜하다. Op.126은 그래서 마음에 든다.



 2018.8.21 (화)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4 (Brilliant)


 (슈베르트)

 D.958은 좋은 연주. 시원시원하다. <독일 무곡>도 나쁘지 않은데, 그런데 번호 배열이 왜 이럴까?

 (1~5, 7~8, 13~14, 9~12, 15~16, 6)



 2018.8.22 (수)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5 (Brilliant)


 (슈베르트 즉흥곡 D.899, 피아노 소품 D.946)

 브렌델은 유려한 곡보다 견고한 곡에서 더 잘 움직인다. D.899-1이나 D.935-1 같은 곡 말이다. 그러나 사실 D.899-1도 피셔(EMI), 루비모프(2013년 페름 실황)가 더 낫다. 같은 이유로 브렌델은 D.780보다 D.946을 더 잘 하는 것 같다. 그래도 D.946-3의 강주는 정말 대단하다.



 2018.8.24 (금)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6~27 (Brilliant)


 (슈베르트, 쇼팽)

 <방랑자 환상곡>은 평범. D.935는 1번이 가장 마음에 든다. 2번은 곡 자체가 좀 생소했는데 오늘 들으니 마음에 든다. 늘 그렇듯, 연주가 아닌 곡이. 3번은 어차피 피셔의 황홀한 연주(EMI) 미만 잡인데다 너무 느리기까지 해서 감점만 더 먹었다. 반대로 4번은 너무 성급하다. 리스트 편곡 버전 <방랑자>는 지휘자 길렌이 주인공인 연주다.

 쇼팽은 구리다. 브렌델은 '쇼팽을 연주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코르토뿐'이라는 말만을 남기고 쇼팽에 대한 이해를 포기한 것이 분명하다. 5번 폴로네이즈는 너무 재미없게 연주해서, 루빈슈타인 실황(64년 모스크바)의 그 기백이 내내 그리웠다.



 2018.8.31 (금)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8 (Brilliant)


 (슈만)

 환상곡은 싱커페이션과 루바토를 지나치리만치 강조한다. 예전에는 별 4개를 주었는데, 다시 들으니 별 3.5개짜리 연주다. 결론은 '소리가 크다고 다 명연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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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8년 7월

음반 2018. 10. 20. 23:46


 딱 이달까지가 저점.



 2018.7.5 (목)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2 (Brilliant)


 (베토벤)

 길게 얘기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 너무 차분하다(<고별> 3악장은 제외하고).



 2018.7.7 (토)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3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브렌델의 베토벤은 한 곡 한 곡 따로 들으면 지루하다. 그러나 자극적인 다른 연주들을 듣고 나면 이해가 가는 대목도 있다. 복스 브렌델은 첫 곡부터 끝까지 완주하기에 덜 피곤하다. 차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부분이 있으니까. 나쁘지는 않은데 최고는 될 수 없다. 그는 항상 그렇다.



 2018.7.15 (일)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4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드뷔시보다 베토벤이나 바그너를 더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스티븐 킹의 소설 <스탠드>를 읽으면서 이 음반을 듣는다. 1번은 다른 연주들에 비해 색채감이 좋고 페달을 더 쓴다.



 2018.7.16 (월)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5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3번의 피날레 코다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코다는 굴다(Amadeo)처럼 자기 자신을 잊고 정신없이 달려야 한다.



 2018.7.29 (일)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6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페달을 조금 많이 써 가면서 움직이는 7번. 역시 내질러야 할 때 내지를 줄 아는 연주가 훌륭한 베토벤 연주다.

 2번 2악장은 언제 어떤 연주를 들어도 황홀하다.

 ※ 3번 1악장에는 협주곡의 원칙-카덴차-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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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8년 6월

음반 2018. 10. 20. 23:41


 이 달은 올해를 통틀어 가장 저조했다. 일이 워낙 안 되는 달이어서…….

 확실히 일이 잘 안 되면 음악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2018.6.16 (토)


 브릴리언트 로제스트벤스키 에디션 CD 5 (Brilliant)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

 다중 파국 시스템과 갈가리 찢긴 파편의 음악. 로제스트벤스키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과 시대를 같이 이해시킨다. 그가 간 날에 그의 최고 명연 중 하나인 쇼스타코비치 4번 87년 실황을 들으며 그를 추모한다.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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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2018. 10. 20. 23:39


 2018.5.6 (일)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8 (Brilliant)


 (베토벤)

 대충 중간 정도 해주는 3번과 4번 피아노 협주곡. 베피협은 좋은 연주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굳이 이런 연주를 고를 필요가 없다.



 2018.5.11 (금)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0 (Brillia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 32번)

 브렌델은 차분하게 두 대곡을 분석한다(문제는, 이 당시 그의 나이가 31~33세였다는 것). 정도를 따르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듣는 이는 천천히 <함머클라비어>와 32번이라는 거봉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함머클라비어>도 32번도 '이것 이상'을 요구하는 곡이다. 쓰다 보니 브렌델의 <디아벨리 변주곡>과 비슷하다. 좋은데 뭔가 애매한 위치.



 2018.5.17 (목)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11 (Brilliant)


 (베토벤)

 몇 번을 반복하는 얘기지만, 젊은 시절의 브렌델은 명쾌하다(특히 28번에서). 단호하다. 나이가 들어 멈칫거리고 머뭇거리는 필립스 시절과는 다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렇게 변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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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8년 4월

음반 2018. 10. 20. 23:35


 2018.4.13 (금)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3 (Brilliant)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9번과 20번. 점잔빼지 않는 싱그러움. 그런 점이 20번보다는 19번에서 더 두드러진다. 20번은 19번에 비해 재미가 덜하다. 너무 소극적이다.



 2018.4.14 (토)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4 (Brilliant)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과 25번. 베토벤 <황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22번(조성도 E플랫장조로 같다). 브렌델의 피아노는 필립스 시절에 비해 좀 더 싱그럽고 톡톡 튄다. 빈 특유의 악기와 연주법을 사용하는 관현악은 좀 거칠게 느껴진다. 장대한 악상으로 일관하는 곡인지라 그런 연주도 그닥 나쁘지 않다.

 2악장 C단조 안단테는 <황제>의 아다지오보다 더 마음에 든다. 모차르트의 목관 활용법은 정말이지……. 27번은 조금 심심하고, 론도는 처음 듣는 곡이라 그런지 좀 낫다.


 리히테르의 슈만 (EMI)


 리히테르는 이 연주에 큰 애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그렇다. 나의 슈만 환상곡 3대 명연은 37년 박하우스(EMI), 73년 안네로제 슈미트(Berlin Classics), 그리고 2003년 플레트네프(DG)다.


 불레즈의 쇤베르크 에디션 CD 3 (Sony)


 (행운의 손/관현악 변주곡/정화된 밤 오케스트라 버전)

 셋 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냉정한 연주들이다. <정화된 밤>은 선율과 구조의 물맥이 다 보일 정도. 하지만, 그 투명함이 뉴욕필답지 않은 소리와 어우러져 후반부에서 놀라운 마법을 자아낸다. 다만 정확함만으로 음악을 짓누르는 중반부는 그닥. 어쨌거나 주관 하나만큼은 참 확고한 연주들이다.



 2018.4.17 (화)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6 (Brilliant)


 (모차르트)

 복스 시절 브렌델의 모차르트는 목석혼효다. 좋은 연주도 더러 있으나, 1순위로 꼽힐 연주는 거의 없다. 그래도, 두 대의 피아노 협주곡(10번)은 활력 하나만으로도 마음에 든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KV 448)는 분절(아티큘레이션!)이 너무 정확해서 듣는 맛이 떨어진다. 좀 더 부드럽게 감싸안을 수는 없었을까? 결국은 페라이어/루푸(Sony)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고 만다.



 2018.4.19 (목)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7 (Brilliant)


 (베토벤)

 아직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도, 불꽃같은 악구가 곳곳에 적잖이 포진한 1번 협주곡. 다소 형식적인 반주에 얌전한 연주가 듣는 맛을 떨어뜨린다. 젊은 프로메테우스의 기지와 이상을 표현하려면 최소한 굴다/슈타인(Decca) 이상은 들려줄 생각을 하고 덤벼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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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2018. 10. 20. 23:28


 2018.3.9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4 (Brilliant)


 (가곡)

 슈트라우스는 반주자로서도 일류였다. 70에서 80에 이르는 노령에 한 연주들이지만, 그의 피아노 솜씨를 엿보기에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음질도 나쁘지 않다. 파울리네의 반려는 최고의 작곡가인 동시에 최고의 반주자이기도 했다.



 2018.3.17 (토)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5 (Brilliant)


 (관현악 반주 가곡)

 브릴리언트 슈트라우스 완청. 드디어 마지막이다. 오케스트라 반주 가곡과 <4개의 마지막 노래>. 네막노는 봄-9월-잠자리에 들 때-황혼 순이다. 가수인 마지오노는 숨이 좀 달리는 느낌이다.



 2018.3.18 (일)


 이 무지치 비발디 <사계> (Philips)


 조온나게 재미없다. 끝.



 2018.3.25 (일)


 코치슈 바르톡 피아노 독주곡 CD 5 (Philips)


 <미크로코스모스> 초반 세 권. 바이엘급 레퍼토리가 프로 피아니스트의 콘서트 레퍼토리로 발전해나가는, 피아노 교재의 끝판왕. 코치슈의 음색에 큰 특징은 없지만, 교본 연주에는 잘 어울린다. 등장 성악가는 마르타 루킨, 메조 소프라노다(65, 74, 95번에서 등장). 2대의 피아노 레퍼토리에서 출연하는 피아니스트는 카롤리 모차리(43~44, 55, 68, 74, 95).



 2018.3.27 (화)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 (Brilliant)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7번, 25번과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 11번. 17번은 관현악 제시부와 독주 제시부의 경계를 흔드는 멋진 곡이다. 브렌델은 필립스에서 너무 얌전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곡도 그렇고, 연주도 그렇고, 내 취향은 모차르트보다는 하이든 쪽으로 더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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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8년 2월

음반 2018. 10. 20. 23:22


 2018.2.11 (일)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8 (Brilliant)


 (시노폴리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후반부)

 드세이는 인상이 별로. 헤프너는 호흡 하나만큼은 좋은 편. 사실상 시노폴리의 소리를 듣기 위해 거는 음반이다. 약간 성마른 듯 하나, 악조건을 뚫고 기깔나는 소리를 내주는 뵘 76년 실황(Orfeo)이 그립다. 거기는 가수들도 야노비츠와 킹이니까.



 2018.2.12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9 (Brilliant)


 (카일베르트 <그림자 없는 여인> 1막)

 뵘(74년 실황)이나 카라얀(64년 실황. DG)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카일베르트는 56년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실황이나 55년 <반지> 실황을 제외하면 뭐 없는 지휘자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의 빨랫줄 같은 비팅에는 일말의 상상력도 담겨 있지 않다(58년 <마탄의 사수>는 내게 그럭저럭인 연주일 뿐이었다).



 2018.2.16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0 (Brilliant)


 (카일베르트 <그림자 없는 여인> 2막)

 솔직히 고백한다. 이 음반은 자면서 듣느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러니 2막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얘기를 하겠다. 불륜의 음모와 등장인물들의 배신감, 증오심, 죄책감이 차례로 폭발하는 2막은 이 신비한 오페라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남의 삶을 '죽여야만'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이 잔인한 스토리에 구원의 길은 있는 것일까.



 2018.2.19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1 (Brilliant)


 (카일베르트 <그림자 없는 여인> 3막)

 3막은 극의 대단원을 이루는 부분이다. '칼을 내려놓으면 부처가 된다.' 이 오페라의 결말 부분을 들을 때마다, 나는 불교의 가장 심오한 교리를 압축한 저 말이 떠오른다. 등장인물들은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난다.



 2018.2.22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2 (Brilliant)


 (시노폴리 <평화의 날>)

 <평화의 날>은 슈트라우스 오페라를 통틀어 가장 골 때리는 내용 전개를 자랑하는 곡이 아닌가 싶다. 30년 전쟁의 와중에 갑작스럽게 도달한 평화의 날이라니. 역사적 사실임을 생각해도,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당시 작곡가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2018.2.23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3 (Brilliant)


 (가곡)

 슈트라우스는 독일의 위대한 가곡 작곡가 중 한 명이었다. 가수는 새된 소리를 내고 피아노는 심하게 깽깽거리지만 그냥 들었다. 듣다 보니 파파이스 치킨이 땡겼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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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8년 1월

음반 2018. 10. 20. 23:05


 이 달부터는 좀 안 좋은 일도 있고 정신없이 지내기도 해서, 양이 저조하네요.

 확인해보니 7월까지 저조한 편.



 2018.1.28 (일)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7 (Brilliant)


 (시노폴리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전반부)

 아쉽다. 정신분열증도 미니멀리즘도 아닌, 이 연주를 기점으로 시작하는 달관의 행보를 좀 더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이 연주는 2000년에 녹음했고, 시노폴리는 다음 해인 2001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런 점이 <낙소스>에 잘 어울려서 더 아쉽다.



 2018.1.29 (월)


 디아파종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CD 5 (Diapason)


 (카라얀 <장미의 기사> 60년 실황 3막)

 가장 완벽한 음악예술 중 하나인 <장미의 기사> 3막의 가장 완벽한 연주. 컷이 어쩌고를 따질 겨를이 없다. 카라얀의 두 정점(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70년대 후반) 중 전반을 대표하는 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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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7년 12월

음반 2018. 10. 20. 22:59


 2017.12.1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5 (Brilliant)


 (켐페/드레스덴 관현악곡집)

 <이탈리아에서>는 옛날에 한 번 들었지만 사실상 처음 듣는 곡이다. 슈트라우스의 천재성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튀어나오는 것 같다. 하나 이 곡에서는 군더더기가 약간 있다(특히 마지막 악장).

 <맥베스>는 음악이 좀 과하다.



 2017.12.3 (일)


 므라빈스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6번 <비창> (DG) / 브렌델 브릴리언트 에디션 CD 21 (Brilliant)


 므라빈스키의 그 유명한 차콥. 예전에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들으니 좀 심하게 앙상하다. 경쟁자도 너무 많아서 이 음반을 첫 손 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쨌거나 셋 중 가장 뛰어난 연주는 역시 4번.

 브렌델의 복스 레코딩은 같은 피아니스트의 이후 스타일과는 다른 연주. 특히 베토벤의 덜 알려진 변주곡들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 이 CD에서는 파이지엘로 변주곡과 WoO 77이 가장 좋았다.



 2017.12.4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6 (Brilliant)


 (켐페/드레스덴 관현악곡집)

 <일곱 베일의 춤>은 연주가 좀 허하다. 날카로움이 부족하다.

 <부르주아 귀족> 모음곡은 대단한 음악이다. 연주가 아닌 음악이.

 <요제프의 생애>는 좋은 음악이긴 한데, 슈트라우스의 음악을 모두 정렬해서 비교하면 A+급은 아니고 그냥 A0급. 물론 연주가 아닌 음악 얘기다. 켐페의 스튜디오 레코딩은 하나같이 날카로움도, 기민함도, 음향의 자극성도 부족하다. 실내악 같은 연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납득시키려 하면 그게 납득이 가겠는가.



 2017.12.5 (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7 (Brilliant)


 (켐페/드레스덴 관현악곡집)

 바이올린 협주곡은 어린 시절의 슈트라우스가 좋아한 멘델스존의 느낌이 난다. 가볍게 질주하는 3악장에서 특히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가정 교향곡>은 빈틈없이 잘 짜인 걸작이다. 연주는 몇 종류를 더 들어본 다음에야 평가가 가능할 듯 하다.



 2017.12.7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9 (Brilliant)


 켐페/프레이저의 부를레스케는 오랜만에 듣는 연주인데, 피아니스트의 소리는 나쁘지 않은데 좀 허하다. 개인적으로는 김펠/뵘이나 제르킨/미트로풀로스를 더 좋아한다.

 Op.73/Op.74는 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인데, 뢰젤은 확실히 소리가 다르다. 왜 부를레스케에 뢰젤을 쓰지 않았을까?



 2017.12.10 (일)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0, 브릴리언트 브렌델 에디션 CD 1, 5, 9 (Brilliant)


 (알슈는 실내악곡)

 바이올린 소리는 나쁘지 않은데, 자발리쉬의 피아노는 좀 소극적이다. 조금 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말년에 작곡한 알레그레토의 정서는 <4개의 마지막 노래>와 비슷하다.

 60년대의 브렌델은 밍숭맹숭한 느낌이 덜해서 좋다. 야니그로가 지휘하는 이 솔리스티 디 자그레브는 고악기 연주라는 흐름을 타지 못한, 구시대 앙상블의 전형을 들려준다.

 브렌델의 베토벤은 해석도 평범하고, 평범한 오케스트라 소리에 빵빵한 느낌마저 없어서 재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주빈 메타의 콘서트 레퍼토리 연주는 내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긴 것밖에 없다는 점에서 참 아쉽다(오페라는 좋은 연주가 많다 하니 평가 보류 중. 콘서트 연주에서 아직까지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78년에 호로비츠와 함께 한 뉴욕 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물이다).

 ※ 모차르트의 음악은 겉보기에 즐거워 보이는 음표 밑에 깔린 슬픈 그림자를 읽어낼 때 다가온다.



 2017.12.11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1 (Brilliant)


 (슈트라우스 실내악곡)

 슈트라우스의 초기 음악을 들으면, 이런 곡을 작곡하는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자양분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수록곡 중에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2017.12.13 (수)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2 (Brilliant)


 <카프리치오> 편곡은 정말 걸작이다. 나머지 곡들 중에서는 클라리넷과 호른을 위한 곡이 귀에 들어온다. 슈트라우스의 위대한 호른 협주곡은 역시 그냥 만들어진 곡이 아니다.



 2017.12.15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3~15 (Brilliant)


 브람스 냄새가 나는 피아노 4중주 C단조(브람스 피아노 4중주 3번 Op.60이 C단조)가 특히 기억에 남았던 CD 13. 연주는 현이고 피아노고 모두 선이 가늘기만 하다.

 리츠코프스키의 호른은 페터 담의 드레스덴 호른과는 달리 흔히 들을 수 있는 평범한 호른이다(호른 협주곡 편곡 버전).

 4손 피아노로 듣는 <이탈리아에서>는 관현악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2017.12.16 (토)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6 (Brilliant)


 4손 피아노로 들으니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느낌이 얼핏 드는 슈트라우스의 교향곡 2번. 슈트라우스는 베토벤,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쇼팽, 바그너, 브람스를 순식간에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2017.12.17. (일)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7 (Brilliant)


 슈트라우스의 초기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놀라는 점 중 하나는, 바르 그가 이전의 음악들을 빠르게 용해시키는 속도다. 그는 진정한 천재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Op.5는 리스트의 (같은 조성) 피아노 소나타를 압축한 것처럼 들린다.



 2017.12.18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9 (Brilliant)


 중기의 양식이 잘 배어든 합창곡들. 알슈의 위대한 오페라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감각을 키워주는 끊임없는 작곡 훈련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2017.12.19 (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0 (Brilliant)


 (카라얀 <장미의 기사> 1막)

 뵘과 전혀 다른 카라얀의 <장미의 기사>. 음악을 조였다 푸는 기술이 참 놀랍다. 신의 경지에 오른 60년 실황(Diapason)만큼은 아니지만, 이 56년 스튜디오 녹음의 연주 또한 위대하다. 카라얀의 지휘는 성악가들의 반응 하나하나를 또렷이 드러내고, 슈바르츠코프와 루트비히는 상급의 음악을 들려준다. 이탈리아 가수 역의 겟다 또한 대단하다. 음향은 전체적으로 불투명하게 퍼지는 느낌이 든다.



 2017.12.20 (수)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1 (Brilliant)


 (카라얀 <장미의 기사> 2막)


 

 2017.12.21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2 (Brilliant)


 (카라얀 <장미의 기사> 3막)

 피날레에서 카라얀은 목관 선율을 강조하여 뵘과의 차이점을 만든다(뵘은 현악 오스티나토를 강조). 미끄러져 도망치듯 처리하는 마지막 부분도 뵘과는 다르다. 정점을 이루는 두 양식이 이렇게 양극단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2017.12.22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3 (Brilliant)


 (시노폴리 <엘렉트라> 전반부)

 가수들은 평범 아니면 꽝. 특히 주역인 마르크의 개성 없음은 감상을 지루하게 만든다. 사실 이 연주의 진정한 주역은 스피커가 터져나갈 듯 폭발하는 관현악이다.



 2017.12.28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4 (Brilliant)


 (시노폴리 <엘렉트라> 후반부)

 전반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공책에 적었는데, 다르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피날레의 오케스트라 폭격에 가수들은 대책없이 파묻히기만 한다. 뚫고 나와야 하는 대목에서 묻혀버리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나는 감상자지 엔지니어가 아니며, 암호 해독가는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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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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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일기 / 2017년 11월

음반 2018. 10. 20. 22:35


 2017.11.1 (수)


 칼 뵘 / 브루크너 교향곡 4번 (Decca)


 약간 느릿한 템포. 유려하고 풍성한 소리. 노박판 특유의 검박한 화성. 나쁘지 않은 출발점이나 더 많은 연주를 들어야 한다. 여기에 함몰되지 말라.

 ※ 브루크너 음악에서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동기발전이 아닌 화성이다. 화성은 차근차근 쌓여가다 정점에서 웅장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하지만 모르고 듣는 입장에서는 지루한 동기 반복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물론 아니지만) 주제들로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2017.11.3 (금)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8 (Brilliant)


 한 번 듣고 봉인했던 연주. 페터 담의 드레스덴 호른 연주가 좋다. 켐페는 평범. 오보에 협주곡의 탁월함은 알겠는데, 난 이 곡이 지루하게 느껴진다(2018년 현재는 그렇지 않음). 2008년 어느 날 교향악축제 때 겪었던 끔찍한 기억 때문일까? 코흐/카라얀(DG)으로 들으면 좀 더 나아질까?(실제로 그래서 코흐/카라얀으로 치유함) 클라리넷/파곳의 듀엣 콘체르티노는 이상하리만치 곡이 기억나지 않는다.



 2017.11.5 (일)


 칼 뵘 <발퀴레> 67년 바이로이트 실황 (Philips)


 뵘 반지의 가장 뛰어난 성취. 뵘의 반지를 최고의 반지라 할 수는 없겠으나, 앙상한 가운데 빛나는 강인한 박력은 이 반지 최고의 미덕이다. 배역들은 전성기 끄트머리에 위치한 가수들과 아직 제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가수들이 섞여 있는데, 다행이 지휘자와 어긋나는 일도, 혼자 튀는 일도 없다. 다만 보탄 역이 테오 아담이 로게를 부르는 순간의 그 허한 가창은 참…….

 ※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 바그너는 바그너가 아니다. 바그너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은 바그너를 우회할 수 없다. 사이먼 래틀의 말을 빌리자면, '피할 수 없는 괴물'이기 때문이다.



 2017.11.8 (수)


 칼 뵘 <살로메> 70년 함부르크 실황 (Brilliant)


 이 연주는 솔직히 말해 쓰레기다. 뵘의 알슈 연주 중에서도 최하급이다. 왜 뵘을 듣는 이들이 주화입마에 걸리는지 이해가 간다. 이런 형편 없는 연주들을 뵘의 명연이라고 추천하니 안 그럴 수가 있나. 귀네스 존스의 형편없는 가창은 덤이다.



 2017.11.9 (목)


 카잘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3번 (EMI)


 로스트로포비치가 "Rhapsodic"이라 부른 연주. 생각보다 적은 비브라토, 옛 운궁법이 두드러지는 역사적인 연주. 다만 에트빈 피셔의 평균율(EMI)을 들을 때와 같은 애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나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이상은 슈타커(Mercury)와 장드롱(Philips), 또는 그 두 지점 사이에 위치한 어딘가다.



 2017.11.12 (일)


 카잘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6번 (EMI) / 스토코프스키 스테레오 컬렉션 CD 1, 2, 8 (Sony)


 카잘스의 4번 전주곡 템포는 내가 생각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느렸다. 기억이 잘못된 탓일까.

 5~60년대 미국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의 파야 애호는 참 독특한 현상이다. 내 취향은 곡도, 연주도 바그너 쪽으로 좀 더 기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쓰레기같은 피스투라리(Philips)보다는 낫다.



 2017.11.13 (월)


 윌리엄 카펠 RCA 콜렉션 CD 1 (쇼팽 마주르카 발췌) (RCA)


 쇼팽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마주르카만큼은 좋아한다. 가장 자주 듣는 마주르카 연주가 이것인데, 선곡, 해석, 음색, 루바토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카펠은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천재였다.

 ※ 쇼팽은 마주르카를 쓸 때 폴란드 민속음악뿐만 아니라 스카를라티의 자유분방한 건반악기 소나타에도 영향을 받았음이 틀림없다. 자유분방한 마주르카 중 몇 곡을 꼽자면, 우선 Op.7-5 C장조는 언제 들어도 즐겁다. 무슨 일을 해도 즐거웠던 내 20세 무렵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곡이다. Op.33-4 B단조는 내가 생각하는 쇼팽 최고의 마주르카다. Op.68-3 F장조에서는 바르톡의 냄새가 난다. 이런 음악을 더 발전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2017.11.14 (화)


 스토코프스키 소니 콜렉션 CD 5 (Sony)


 <카르멘> 모음곡은 프리차이(DG)보다 더 좋다. 스토코프스키는 구린 오케스트라를 맡을수록 능력치가 상승하는 기이한 지휘자였다.



 2017.11.18 (토)


 에셴바흐 쇼팽 전주곡 (DG)


 에셴바흐를 아주 좋아하지만, 이 연주는 너무 소극저기라 호감이 덜하다. 살금살금 다가와 듣는 사람을 설레게 하는 터치와 음색은 그대로지만, 쇼팽 전주곡에는 좀 더 과감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도 세세한 기호를 세심하게 재현하는 9번은 마음에 들었다.

 ※ 원래 좋아하는 전주곡은 9번과 12번이었는데, 요즘은 2번과 23번에 더 마음이 간다.



 2017.11.19 (일)


 스토코프스키 소니 스테레오 콜렉션 CD 4, 7, 9, 10 (Sony)


 스토코프스키 소니 스테레오 콜렉션 완청. 일단 가장 먼저 거명할 녹음은, 아이브스 연주사에 한 획을 그은 교향곡 4번 연주다. 하지만 들으실 때는 틸슨 토마스/시카고 심포니(Sony)로. 이 연주는 아직 정립이 덜 되었다(특히 3악장).

 시벨리우스는 트럼펫이 마음에 안 드는 것만 빼면 좋은 연주다.

 멘델스존 교향곡 4번/비제 중에서는 비제 교향곡 C장조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브람스는 안타깝게도 평범한 연주.



 2017.11.22 (수)


 칼 뵘 <라인의 황금> (Philips)


 한 호흡에 곡을 다 듣게 만드는 뵘의 탁월한 능력은 여전하다. 그러나 좀 더 유장한 흐름이 그립다. 가수들의 수준은 <발퀴레>에서 이미 설명했으니 넘기지만, 미메 역의 볼파르트는 너무 과장된 모습이라 오히려 꺼려진다는 점을 적어둔다.



 2017.11.23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 (Brilliant)


 (켐페/드레스덴의 관현악곡)

 <짜라투스투라>는 별로다. 악보를 무시하는 고리타분한 관행이 너무 많다. 13년 전에 녹음한 뵘(DG)보다도 더 고리타분하게 들리면 어쩌라는 말인가.

 <죽음과 변용>은…… 그냥 뵘의 72년 실황(DG)이 그립다.

 <장미의 기사> 모음곡 또한 앞의 둘과 비슷한 수준이다. 켐페는 실황으로만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하루였다.


 

 2017.11.25 (토)


 라이너 <세헤라자데> (RCA)


 1악장의 거친 바이올린 고음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한 <세헤라자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유투브에 올라온 LP 버전을 듣고 생각을 고친다. CD로 리마스터링하면서 본래 색감과 음향을 잃어버리고 왜곡된 중요한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 연주다.)

 스트라빈스키 <나이팅게일>은 이 곡을 듣게 해준 고마운 연주지만, 좀 더 정교한 새 연주가 필요하다. 이건 너무 낡고 뚱뚱하다.



 2017.11.26 (일)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2 (Brilliant) / 레바인 말러 교향곡 9번 (RCA)


 <틸 오일렌슈피겔>은 그냥저냥. 그런데 성직자 비꼬기 직전에 쉼표 페르마타가 있었던가?

 <돈 후안>도 평범 그 자체.

 <영웅의 생애>에서는 초반에 다른 연주에서 들을 수 없었던, 트럼펫의 낮은 빰빠라 밤-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말러로 넘어가도록 하자. 레바인은 재능 있는 지휘자다. 박자 내의 강약을 정확하게 딱딱 맞아 떨어지게 하면서 경쾌한 질서를 만들어낸다. 번스타인의 9번(DG)이 왜 무질서하게 들렸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박자 내의 강약을 무질서하게 휘저어놓으니 어디가 첫 박이고 어디가 약박인지 알 수가 있나. 레바인의 말러 9번은 연주의 좋고 나쁨을 떠나, 나에게 박자 내 강약 개념의 중요성을 알려준 연주였다.

 (한 마디 더 추가하자면, 레바인은 나에게 깨끗하고 정확한 음정의 중요성도 가르쳐 준 지휘자다. 유투브에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를 레바인 영상물로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난 그렇게 깨끗하고 정확한 음정을 이전에도 이후에도 들어본 일이 없다.)



 2017.11.27 (월)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18 (Brilliant)


 알슈의 덜 알려진 신비한 음악들. 낭송자가 서사를 진행하는 동안 악기가 음악을 진행하는 멜로드라마는 쇤베르크가 유명하지만, 사실 슈트라우스가 먼저 시도했다. 특히 <이녹 아덴>은 기묘한 얼룩처럼 기억에 남는다.



 2017.11.29 (수)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3 (Brilliant)


 (켐페/드레스덴 관현악곡집)

 <메타모르포젠>은 살 떨리게 소름돈는 카라얀(DG) 말고는 도저히 다른 대안을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알프스 교향곡>은 반대로 대안이 너무 많다. 어째서 드레스덴이 녹음한 <알프스>는 최고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지 참 궁금하다. 뵘(DG), 켐페, 시노폴리(DG), 루이지(Sony) 모두…….



 2017.11.30 (목)


 브릴리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에디션 CD 4 (Brilliant)


 (켐페/드레스덴 관현악곡집)

 <돈 키호테>는 토르틀리에 말고 기억나는 게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토르틀리에가 생각보다 대단하다. 쿠프랭 편곡은 처음 듣는데, 알슈식 관현악 편곡의 교본으로 보아도 될 듯 하다. 알슈는 쿠프랭을 편곡하면서 속으로 얼마나 즐거워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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