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센트럴 파크> (Central Park in the Dark)

작곡 시기 : 1906년 완성

악기 편성 : 피콜로, 플루트, 클라리넷(E♭), 바순, 트럼펫, 트롬본, 타악기, 피아노 2, 현악 5부

(역대 모든 작곡가들을 통틀어 가장 효과적이며 파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브스는 난삽하지만 열정적인 미국음악의 개척자로 남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는 끊임없이 창조적이면서 동시에 실험적인 문제에 직면했고 그때마다 재치 있는 방식으로 난제들을 돌파하거나 회피해나갔다. 20세기의 음악언어 중 몇 개는 온전히 그의 손에서 나왔고, 또 다른 몇 개는 그가 독창적으로 고안해 낸 것이며, 또 다른 몇 개는 그의 손에 의해 필수적인 것으로 자리 잡았다. 그에 대해 내려질 평이 무엇이건 간에 그는 진정한 의미의 20세기 미국 음악을 썼다.

그는 1906년에 <대답 없는 질문>과 이 곡을 썼다. 두 곡은 하나의 짝을 이루고 있다. 그의 가장 중요한 형식으로 여겨질 누적 형식이 바로 이 곡에서 나타난다. 아이브스는 두 곡을 <두 개의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아이브스의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이 작품도 1946년, 작곡가의 나이 72세가 되어서야 초연을 치를 수 있었다(5월 11일).)

 

(Molto adagio)

(전반의 지리한 현악 반주는 고요한 센트럴 파크의 모습이다. 그리고 중간부의 시끄러운 다조성적 음악은 뉴욕의 번화가로 접어든 모습이다. 번화가에서는 축제의 행진이 지나간다. 휘파람으로 부는 유행가(오보에),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되는 래그타임, 시끄러운 밴드의 나팔 소리(트럼펫), 덜컹거리는 마차 바퀴 소리(타악기. 1906년의 뉴욕은 아직 마차의 도시였다)가 들린다. 이것들에서 벗어나면, 다시 처음의 분위기로 돌아온다. 아이브스는 대조적인 여러 리듬들을 포개어져 만들어지는 리듬 층을 즐겼는데, <센트럴 파크>의 중간부도 하나의 예로 볼 수 있다. 중간부의 시끄러운 음향 층은 처음과 끝의 고요한 현악 파트와는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토록 상이한 파트를 있는 그대로 배치하는 콜라주 효과는 논리적인 전개에 의해 구축되는 이전의 음악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들려준다. 더 이상 연속적인 흐름은 없고 날카로운 단절만 있을 뿐이며, 기존의 음악적인 관행과는 상관없이 잘라낸 듯 날카로운 단층면은 음악의 불연속성을 더욱 키운다.)

 

Posted by 여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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